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촬영지 수원 화성행궁, 같은 남자가 2부에선 왜 다르게 보일까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스틸컷, 식당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 이 글에는 영화의 1부·2부 결말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다 보고 든 생각은 “어, 끝났네”였다. 뭔가 매우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이 글에서 볼 것

  • 영화 이야기 — 같은 남자가 2부에선 왜 다른 사람처럼 보일까
  • 촬영지 — 수원 화성행궁 복내당과 감독의 숙소, 영화 속 그 자리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 방문 정보 — 영화 속 1,500원과 지금의 2000원, 주차와 관람시간

영화 정보

  • 감독: 홍상수
  • 주연: 정재영, 김민희 (윤여정·기주봉·최화정·유준상·서영화·고아성)
  • 개봉: 2015년 9월 24일 / 121분 / 청소년 관람불가
  • 제68회 로카르노 영화제 황금표범상·남우주연상(정재영)

한 줄 소개: 수원에서 만난 두 남녀의 하루를, 같은 장소에서 두 번 보여주는 영화.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는 영화제 특강 때문에 수원에 하루 일찍 내려왔다가, 화성행궁에서 화가 윤희정(김민희)을 만난다. 두 사람은 차를 마시고 술을 마시며 가까워지지만, 춘수가 결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이가 얼어붙는다. 그리고 영화는 같은 하루를 처음부터 다시 보여준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스틸컷, 책장이 늘어선 술집에서 노란 막걸리 주전자를 앞에 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
ⓒ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스틸컷

사건도 반전도 없는데, 1부와 2부가 다르다

사건사고나 위기가 없어서 그런가 싶었다. 위기라고 할 만한 건 하나, 정재영 배우가 옷을 벗어 버린 장면. 저거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뉜 듯, 같은 영화인데 결말을 다르게 만든 영화 같았다. 실제로 영화는 제목이 붙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1부 제목이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이고, 2부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다. 제목부터 뒤집혀 있는 셈이다.

위기나 반전이 있기보다는, 보는 시각이 변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1부의 감독, 2부의 감독 — 같은 사람인데

1부는 감독이라는 직업 때문인지 문란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다. 2부에서는 그냥 진실된 사람,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고 다 말하는 숨김없는 사람이었다.

1부는 좀 뒷말이 끊긴 느낌이라면, 2부는 정재영 배우가 말을 다 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오해가 없는 것 같았다.

이건 배우도 의도한 부분이었다. 정재영은 2부의 함춘수를 좀 더 진실되고 솔직하게 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재밌는 건 배우들조차 1·2부로 나눠 찍는다는 사실을 촬영 도중에야 알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가, 2부에서 감독이 다 벗는 장면은 1부의 막걸리 자리에서 방수영(최화정)에게 나쁜 말을 들은 것 때문에 술도 마시고, 화가 나고, 억울해서 벗어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스틸컷, 물감과 그림이 가득한 화가의 작업실에서 팔짱 낀 여자에게 손짓하며 이야기하는 남자
ⓒ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스틸컷

쇼츠로 보면 나쁜 사람, 끝까지 보면 솔직한 사람

보고 나서 든 다른 생각은 “편집의 힘이구나”였다.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그 상황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오해도 하고 비판도 할 거다. 그런데 당사자가 아닌 이상 모른다는 거다.

요즘 보면 쇼츠나 릴스처럼 단편적인 것만 나오는데, 그걸로 많은 댓글이 달린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생각도 나더라.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희정(김민희)이 집으로 걸어 들어가고 다시 나오지 않으면서, 영화가 진짜 깨끗이 마무리되어 버린 느낌이다. 그런데 깨끗하게 마무리되니, 뭔가 영화를 보고 허무하게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스틸컷, 입김이 나는 겨울밤 골목에 마주 서서 이야기하는 두 사람
ⓒ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스틸컷

그때는 1,500원, 지금은 2,000원 — 화성행궁에 가봤다

1부에서도 2부에서도 영화는 같은 장면으로 시작한다. 희정이 먼저 행궁으로 들어가고, 춘수는 담배를 피우다 돌아갔다가 다시 행궁으로 들어간다. 표를 사며 “얼마예요?”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1,500원이요.” 오늘 내가 낸 돈은 성인 2,000원이었다. 영화 속에서는 겨울이던 그 마당을, 나는 26년9월에 걸었다.

영화 속 춘수가 묵는 숙소는 수원호스텔이다. 영화에서는 춘수가 밖으로 나올 때 입구 위에 붙은 ‘수원호스텔’ 문구만 보이고, 건물 전체는 나오지 않는다. 가서 보니 행궁 입구에서 광장 건너편으로 건물이 바로 보였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촬영지 수원 화성행궁 입구에서 본 수원호스텔, 2026년 9월 직접 촬영
행궁 입구에서 본 수원호스텔, 2026년 9월 직접 촬영 (영화에는 입구 쪽만 나온다)

주인공 두 배우 모두 이곳이 가장 예쁘다고 해서 복내당을 가봤다. 내가 가서 느낀 감정은 아담하고 아늑하다는 것. 들어오거나 나가는 사람이 잘 보이는, 아담한 크기였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촬영지 수원 화성행궁 복내당 마당과 현판, 2026년 9월 직접 촬영
복내당 마당, 2026년 9월 직접 촬영

그런데 찾아보니 이 아담한 집에 원래 수원 고을 수령과 그 가족이 함께 살았다. 장락당이 생기기 전까지는 왕의 숙소로도 쓰였다. ‘복은 안에서 생겨난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건물이다. 1789년에 처음 지었고, 지금 건물은 1997년에 복원한 것이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촬영지 수원 화성행궁 복내당 마당과 현판, 2026년 9월 직접 촬영
수원 화성행궁 복내당, 2026년 9월 직접 촬영

촬영지 방문 정보

극중 배경: 수원 화성행궁 일대
실제 촬영지: 화성행궁, 수원호스텔 외관 (배경 = 촬영지)

희정의 작업실, 횟집, 카페, 두 사람이 다시 마주친 절은 공식 자료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

  • 주소: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 관람시간: 09:00~18:00, 연중무휴
  • 입장료: 성인 2,000원 (2026년 9월 직접 확인)
  • 야간개장: 2026년 11월 1일까지 매주 금~일요일(공휴일 포함), 18:00~21:30 (21:00 입장 마감)
  • 주차: 화성행궁 주차장(팔달구 행궁로 18), 24시간, 카드결제 전용. 소형 최초 30분 900원, 10분마다 400원, 1일 14,000원. 대형차는 연무대 주차장 이용

솔직히 영화 장면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재미를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다. 행궁과 호스텔 말고는 영화 속 장소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행궁 입구에 서서 호스텔을 한 번 보고, 복내당 마당에서 “여기서 만났구나” 해보는 정도의 재미는 충분하다.

방문 정보는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하자.

짧은 영상 하나만 보고 누군가를 판단해 버린 적, 있지 않나요? 나중에 전체를 보고 생각이 바뀐 적이 있다면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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